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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가 기획한 고양이 쉼터는 어떤 느낌일까? – 하루나 카와이와 메구로의 여름

2025-01-30

🐈 2024년 6월, 체임버나인의 필진은 도쿄 메구로구의 고양이 카페 ‘네코마(necoma)’에서 하루나 카와이 작가의 판화를 수령하는 특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아티스트의 손길이 곳곳에 스며든 복합 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네코마의 흰 벽과 조형물, 그리고 자유롭게 오가는 고양이들은 하루나 카와이의 작품 오브제를 연상시키며,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쉼의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네코마 necoma

고양이와 예술이 공존하는 흰색의 세계

네코마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보호소형 고양이 카페로, 음료 메뉴도 최소화해 오롯이 고양이와 공간, 그리고 관객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절제된 구성을 자랑합니다. 공간 구석구석에는 하루나 카와이가 직접 기획에 참여한 흔적이 남아 있어, 카페 자체가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필진이 수령한 판화 역시 네코마에서 열린 전시에 걸렸던 작품 중 하나로, 공간과 작품, 그리고 고양이가 서로의 일부처럼 공존하는 이곳만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고양이들은 조형물 위에 느긋하게 누워 있기도 하고, 서로 장난을 치며 공간을 유영합니다.
손님들은 조용히 고양이와 교감하거나, 작가가 디자인한 고양이 하우스와 오브제들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곳의 고요함과 미묘한 긴장감은 하루나 카와이의 작품 세계와도 닮아 있습니다. 그의 작업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아, 멈춰 있을 수도, 무너질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순간을 오브제와 회화로 구현합니다. 적막 속의 긴장감과 고양이 특유의 예민함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공간이 바로 네코마입니다


 

판화를 예약해두고, 출발 전 직원과 이메일로 일정을 조율하던 중 "고양이 카페도 이용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에 냉큼 예약을 했던 것이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입구의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흰 공간과 고양이들이 반겨줍니다. 고양이들과의 한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갔고, 예약한 판화는 나갈 때 조심스럽게 건네받았습니다.




OIL by 美術手帖

시부야 파르코에서 만난 두 개의 전시

네코마 방문 이후에는 시부야 파르코 2층의 ‘OIL by 美術手帖’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미술잡지 『미술수첩』에서 운영하는 전시·스토어 복합 공간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활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2024년 5월 24일부터 6월 17일까지 열린 하루나 카와이 개인전 ‘상태의 공존(状態の共存)’에서는, 두 가지 상태의 경계에 선 오브제들이 화면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는 신작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전시장에는 종이와 캔버스 위에 그려진 아크릴 회화 9점이 걸려 있었고, 작품의 재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캔버스이기 때문에 이 가격”이라는 점원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과 비슷한 일본 미술 시장의 물성 중심 가격 구조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하루나 카와이 전시와 함께 SIO(塩内浩二, Kōji Shiouchi) 작가의 작품도 소개되었습니다.
SIO는 아트디렉터이자 아티스트로, 영국 유학과 나카메구로에서의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바탕으로, 패션·음악·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집단적 예술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루나 카와이의 세계 – 양자역학적 긴장감의 조형화

하루나 카와이  Haruna Kawai  カワイ ハルナ  b.1992
Artist info

인스타그램 갈무리 (@haruna_kawai)


"흔들리는 · 멈추는 · 자립하는 · 쓰러지는, 모두가 공존하는 상태. 어느 쪽도 말할 수 없는 상태의 아름다움."
– 하루나 카와이, 작가 스테이트먼트 

하루나 카와이는 도쿄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3차원 기하학적 구조와 일상의 평범한 사물을 조립해 '중력', '물리 법칙', '시간의 흐름' 같은 근본적 자연현상을 시각화합니다. 그의 작업은 SF, 양자역학, 시간여행 등에서 영감을 받아, 멈춤과 흔들림, 자립과 쓰러짐이 공존하는 상태의 아름다움을 탐구합니다. 평면 회화뿐 아니라 색종이 콜라주, 인테리어, 상업 콜라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그의 작품은 현대적 실험성과 유연함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체임버나인의 시선 –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순간을 따라

체임버나인은 예술과 일상이 스며드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하루나 카와이의 작업과 그 공간을 따라가는 이번 여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이자 시선의 재구성이었습니다.

✔️ 개인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현장 기록이 궁금하다면 노챕터 블로그 – 여름 도쿄 연작 2편에서 전체 글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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