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술관에서 시작하는 도쿄의 여름 – 모리미술관과 21_21 디자인사이트 산책

2025-01-30

🌿2024년 6월, 체임버나인의 필진은 10년 만에 다시 도쿄를 찾았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한 점의 판화 구매라는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해 동시대 미술과 디자인이 교차하는 공간들을 직접 걸어보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은 모리미술관21_21 디자인사이트 입니다.


Theaster Gates, ‘Afro-Mingei’ 

숭고와 민예의 새로운 언어

모리미술관에서는 시카고 출신의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적 실천 예술가인 Theaster Gates(티에스터 게이츠)의 회고전 ‘Afro-Mingei’가 한창이었습니다. 당초 일정에는 없던 관람이었지만, 도쿄에서의 여유로운 시간 덕분에 즉흥적으로 전시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의 도입부는 마치 오래된 마루를 뜯어 재조합한 십자가 형상과, 소박하지만 숭고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Gates는 도시 재생, 흑인 커뮤니티의 문화적 유산 보존, 그리고 일본 민예 운동과의 접점을 탐구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한·중·일 도자를 수집해 공간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작가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마루바닥 시리즈 Ground Rules


(출처 | Mori Art Museum)


특히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는 실제 바(bar)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고, 커다란 미러볼과 사케바, 라이브 퍼포먼스 무대까지 준비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록 방문 당일에는 공연이 없었지만, ‘전시의 끝이 또 다른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오롯이 느껴졌습니다. 


"Afro-Mingei는 일본 민예 운동과 미국 흑인 문화의 아름다움, 공동체 정신을 잇는 새로운 예술적 언어입니다."

– Theaster Gates

전시명Theaster Gates: Afro-Mingei
기간2024.4.24 - 2024.9.1
주요 테마흑인성과 일본 민예의 융합, 도시와 공동체의 재생, 예술과 일상의 경계 허물기





21_21 디자인 사이드

안도 다다오의 미니멀리즘과 미래 실험실

21_21 디자인사이트는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설립하고,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공간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와 예리한 각도의 구조, 자연광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미니멀리즘의 정수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집니다.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당시 열리고 있던 ‘Future Elements’ 전시는 3D프린팅, 로봇, 프로토타입 등 과학과 디자인의 융합 실험을 선보였습니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기획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캡션과 그래픽의 배치 역시 공간과 정보의 조화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21_21 디자인사이트의 ‘Future Elements’ 전시는 과학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실이자, 미래의 단서를 제시하는 공간입니다. 관람객은 직접 만지고 경험하며, 전시의 일부가 됩니다."

전시명Future Elements: Experimental Laboratory for Prototyping in Science and Design
기간2024.3.29 – 2024.8.12
전시 감독야마나카 슌지(Shunji Yamanaka)



옆 관인 21_21 디자인사이트 Gallery 3에서는 이세이 미야케의 브랜드 ‘me ISSEY MIYAKE’의 시그니처 소재인 스트레치 플리츠(STRETCH PLEATS)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6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세로와 가로의 플리츠 주름이 정교하게 적용된 이세이 미야케의 다양한 의상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플리츠 소재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특히, 플리츠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움직임과 입체감, 그리고 플리츠 소재가 주는 시원함과 자유로움이 전시장 전체를 감쌌습니다. 전시장에는 실제 플리츠 기계의 리듬이 울려 퍼져, 관람객이 소재의 본질과 미야케 디자인의 혁신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둘러본 후에는 옆 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 잠시 여유를 즐겼습니다. 미드타운과 맞닿아 있는 이 공간은, 디자인과 자연이 어떻게 도시의 리듬 속에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체임버나인의 시선 – 도시, 예술, 디자인의 접점에서

체임버나인은 이번 여정에서 미술관과 디자인 공간이 어떻게 도시의 리듬과 공존하는지, 그리고 동시대 예술이 관람객과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한 감상이 아닌, 공간과 예술, 디자인이 만나는 접점에서 시작되는 여행의 순간들을 기록합니다.

이번 여름, 도쿄에서의 첫 하루는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욱 자유롭고 흥미로운 전시들로 채워졌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필진과 함께 예술·디자인의 새로운 접점을 탐구하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 개인적인 시점에서 풀어낸 현장 기록이 궁금하다면, 노챕터 블로그 – 여름 도쿄 연작 1편에서 전체 글을 확인해보세요.


함께 읽기

 아티스트가 기획한 고양이 쉼터는 어떤 느낌일까? 긴자 이나바에서의 저녁

메타정보: 도쿄 여행, 모리미술관, 티에스터 게이츠, 21_21 디자인사이트, 안도 다다오, 이세이 미야케, 일본 현대미술, 일본 디자인, 미드타운, 여름 도쿄, 체임버나인, 예술 산책, 전시 관람, 노챕터

1 0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