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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무라카미 타카시는 말했다 – 나는 사기꾼이다

2025-03-31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엄마, 혹시 가방 팔았어?

2025년,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다시금 조명을 받는 타카시 무라카미.
체임버나인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13년 서울 플라토에서 열린 그의 내한 아티스트 토크 현장을 다시 꺼내봅니다. 슈퍼플랫이라는 개념을 통해 전통과 오타쿠 문화, 자본과 캐릭터의 경계를 허물며 세계 미술 시장을 뒤흔든 작가 타카시 무라카미.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기꾼이다."

이 발언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동시대 미술이 안고 있는 이중성과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자기 인식이었습니다.


2013년 당시 플라토 로비 전경


📍2013년, 사라진 공간에서 열린 마지막 설레임 

플라토는 이제 존재하지 않지만, 그 시절 문화예술계에 남긴 흔적은 뚜렷합니다.

당시 무라카미 타카시의 내한 토크는 삼성생명 컨퍼런스홀에서 열렸으며, 행사는 안소연 부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미술계 관계자와 젊은 학도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고, 아시아의 워홀이라 불리던 작가의 세계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Nakamura & Murakami, 1992 Gold, foil and lacquer on wood, in 3 parts (출처 | Artsy)


🎨슈퍼플랫 – 비주류가 주류가 되기까지

무라카미는 오타쿠 문화와 일본 전통 회화를 연결해 ‘슈퍼플랫’이라는 미학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에게 있어 플랫(flat)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역사적 억압과 위계의 해체를 상징합니다. 카나다 요시노리에서 카츠시카 호쿠사이, 카노 산세츠까지 – 그는 일본 미술사 속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 효과를 내던 순간들을 소환합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태어난 이미지의 힘은 곧, 무라카미 자신의 창작 전략과도 연결됩니다.



카나다 요시노리 스타일 작화 모음



👀오타쿠에게조차 미움 받는 예술가

무라카미는 스스로를 오타쿠가 아닌 ‘관찰자’이자 ‘연구자’라고 말합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 이후, 아티스트가 돈을 벌면 사기꾼 취급을 받던 시대 분위기 속에서 그는 당당히 아트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웠고, 그로 인해 진짜 오타쿠 커뮤니티에서는 배척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노부시의 축제를 계속하는 바보 집단'이라 표현하며 초연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2013년 당시 대담 중인 타카시 무라카미


🐭아무 의미도 없는 캐릭터, Mr. DOB

미스터 도브는 미키마우스를 연상시키는 무라카미의 대표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아이콘을 의미 없는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합니다. 반복되는 무의미 속에 사람들이 결국 상징을 부여하게 되는 구조 – 바로 현대 소비사회와 이미지의 메커니즘 그 자체를 풍자한 것입니다.



Mr. DOB



🎭사람들이 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것

베르사유 궁전이나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전시들에 대해, 그는"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걸 보고 싶어한다"고 말합니다.

<아바타>나 <타이타닉> 같은 영화처럼 현실과는 거리가 먼 감각을 예술로 구현해내는 것. 그는 이 공로를 자기 자신이 아닌, 스태프와 갤러리스트에게 돌리며 창작의 집단성과 팀워크를 강조했습니다.


🧩결함 있는 인간으로서의 선언

"나는 커다란 결함이 있는 사람"

그는 이 말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성공한 비주얼 아티스트, 경영자라는 이미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스스로를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 말했습니다. 이는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자, 무라카미가 어느 진영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방식이었습니다.



2025 LV X MURAKAMI


😶 작은 에피소드 – 웃기지 않았던 농담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순간은, 그가 서울 전시를 앞두고 리움 측의 신작 요청에 대해 언급하며 "관장님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농담을 했던 장면이었어요. 다소 짓궂고 엉뚱한 유머였지만, 현장은 정적이 흘렀고 아무도 웃지 못했습니다.

이 장면은 그가 대중과 예술 사이에서 항상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낯섦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예가 아니었을까요?


체임버나인은 앞으로도 동시대 예술가들의 말과 몸짓, 그 안에 숨어 있는 시대정신을 기록해나갈 것입니다. 타카시 무라카미의 2013년 서울 토크는 그 시작점 중 하나로,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본문에서 다 담지 못한 솔직한 감상과, 당시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노챕터의 원문도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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